제주1100고지
연일 계속되는 남부지방 찜통더위를 제주라고 피해 갈 수 없는지 지난주부터 그나마 기후조건이 좋은 서귀포도 역시 너무 덥네요.
안개 낀 날씨지만 습도가 높아 집안에서만 에어컨과 함께 있으려니 시원한 한라산 자락이 그리워져서 오늘은 제주 1100 고지로 피서 겸 드라이브를 갔습니다.
가는 길에 자전거로 한라산을 오르는 사람들이 눈에 많이 띄어서 대단하다는 생각도 들었어요.
힘들게 오른후 갖게 될 성취감이 가득할 테니 가요.
멋집니다.
산등성이로 다가갈수록 시원한 바람과 운무가 언제 그랬냐는 듯 창문을 열고 달려봅니다.
여름은 어느새 숲을 짙은 녹색으로 성숙시켜놓았더군요.
자연은 참으로 신비롭습니다.
이런저런 생각과 더위를 피해 산에 오르기를 잘했다는 생각을 하며 호사를 누려봅니다.
산 길 가에 핀 산 수국이 너무 쨍하니 이쁘게 피어서 잠시 감상하다 몇 송이 가져오는 범죄도 저지르고...
이렇게 자연이 주는 선물을 만끽하다 보니 어느새 700 고지 즈음 도로 끝에서 작은 매점을 만났습니다.
날씨가 맑으면 멋진 전경을 볼 수 있다는 매점 주인장님과 작은 이야기 나눔을 했습니다.
거린 사슴 전망대......
그렇지만 전망은 없었어요.
뽀얀 운무가 마치 흰 솜이불을 덮은 듯 아무것도 볼 수가 없네요.
한라산 기온과 시내의 더운 공기가 만들어낸 나름 장관을 연출 중이었어요
매점에서 구입한 달달한 선인장 엿....... 갑자기 서울에 계신 엄마와 아빠가 생각났어요.
달달한 선인장 엿을 부모님께 택배로 보내드려야겠다는 생각을 하며 비록 전망은 볼 수 없었지만. 멋진 운무를 보았으니 된 것이라고 위로합니다.
자연은 이렇게 이모양 저 모양으로 인간을 감동시킵니다.
휴식을 마쳤으니
다시 고지를 향해 달려갑니다.
영실이라는 곳을 지나며 버섯음료체험이라고 쓰여있는 플래카드를 따라 숲길로 들어서니 작은 집과 버섯 농장이 나와 살며시 뜰안으로 들어가니 인적은 없고 여기저기 우뚝 서 있는 풀이끼를 입은 돌들이 주인인양 서 있습니다.
산 중턱이라 바람도 스산하니 불고 왠지 모를 무서움에 얼른 자리를 박차고 다시 차에 올라 달려봅니다.
드디어 1100 고지도로 휴게소에 도착 , 많은 관광객들로 꽉 차있네요.
여기저기서 기념사진을 찍는 분위기인지라 나도 몇 컷 가져봅니다.
화장실을 다녀와서 휴게소 전망대를 둘려봅니다.
1층은 식당, 매점, 기념품 샵이 있고 2층에는 전시실이 마련되어있었어요.
식당은 영업 중이었어요.
배고픈 등산객들과 관광을 위한 중요한 곳인 듯 꽤 넓습니다.
2층 전시실로 들어서자 정갈하게 가꾸어진 전시실 내부가 눈에 들어옵니다.
다양한 한라산 습지의 희귀한 동식물의 사진들이 전시되었어 그것도 만족스러웠습니다.
이전에 알지 못했던 식물과 동물들이 이곳에서 잘 살고 있었던 거죠.
문득, 자연사랑에 대한 감동이 옵니다. 2층 전시실 창쪽으로 가니 운무를 머금은 한라산이 멋지게 눈에 들어옵니다. 기념사진을 찍는 관광객들이 순서를 기다리며 한라산의 멋진 전경을 감상하고요.
휴게소 전망대에서 바라본 한라산 전경을 사진에 담고 제주시로 향하는 길로 다시 내려갑니다.
-어승생-이라는 표지판을 지나며 눈길을 돌리니 산길 옆 등성이에 한가로이 풀을 뜯는 말들이 보이네요. 신기합니다.
근처에는 각종 승마클럽과 말타기 체험관들이 있네요.
내려서 승마체험도 해보고 싶었지만 뜨거운 햇볕 때문에 다음 기회로 기약하고....... 다시 내려갑니다.
그 유명한 신비의 도로 체험시간.
눈으로 보이는 건 오르막길인데 실제는 내리막인 거죠.
우리와 같이 신비의 체험을 위해서 체험주행? 하시는 분들이 있어서 우리도 체험주행? 해봅니다.
ㅎㅎㅎㅎㅎ
예전에는 콜라병으로 시험했다던데 더운 날씨 탓으로 자동차로 실험 주행? 해봅니다
신비의 도로 체험주행을 마치고 제주시로 향했어요.
이곳 역시 신비의 도로 때문에 생긴 특산품점이나 체험관들이 눈에 띕니다.
우리가 살고 있는 서귀포시와 달리 제주시에 들어서자 작렬하는 햇볕에 깜짝 놀랐네요.
너무 뜨거워 ㅠㅠㅠ
제주시는 낡은 도시의 모습을 닮았네요.
제주의 멋스러움보다는 복잡한 도시....... 관광의 필수 코스 동문시장을 둘러볼 참입니다.